[김창균 칼럼] 우리 자녀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게 걱정하는 것은 이명박씨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다.
솔직한 얘기로 나는 이명박 씨를 미워한다. 하지만 그를 미워하는 것은 인간 이명박 씨라기 보다 그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불합리한 의식을 미워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에 쓴 내용중에 부모들과 어른들이 아이를 망친다.란 내용의 글이 있다. 글 내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요새 부모들이 주위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위기 의식을 느낀다.
내가 섬기는 교회의 집사님도 이런 경험담을 나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평소에 인품과 도덕성이 뛰어난 사람을 알고 있는데, 이 분은 사석에서 만나면 너무나 훌륭하신 분인데, 사업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단다. 아무런 가책없이 다른 사람을 속이고 배신하는 모습을 ... 그래서 집사님은 그분에게 왜 이러시냐고 물었단다. 그때 그분의 대답은 이랬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 다 사업하면서 그렇게 살아 내가 안 그러면 난 사업 못해" 나는 이분의 말이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몇년전 '반부패 국민연대'가 서울 시내 10개 중,고생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부패, 반부패의식 조사'에서 91%가 우리나라를 부패한 나라로 보고 있으며 많은 청소년들이 그 부패에 동참할 용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 가운데 41.3%가 '아무도 보지 않으면 법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 '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 이라는 질문에 대하여 28.4%가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나에게 손해가 된다면 모른체 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33%의 청소년들이 긍정을 표했고, 그런 이유들에 대해서 '법을 어겨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 이라는 응답에 64%나 긍정을 표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이들에게 '착하게 법을 지키며 살아라'라고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우습게 받아들여지는지 단적으로 나타난 것일 것이다. 학생들이 어려워지는 현실이 이런 것이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마지막 설문 결과는 더욱 암담하다. 설문에 참가한 청소년들 대부분이 미래에는 부패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우리는 이런 그들들에게 뭐라고 얘기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세상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지 않다"
"맞아 맞아~ 그러니까 니들도 처벌 받지 않게 눈치 보면서 법을 피해가며 사기치고, 잘 먹고 잘살아"
라고 할 것인가? 나는 솔직히 전자도 후자의 답도 제대로 된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로 하면 엄연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후자를 답해주기에 내 양심이 허락치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봤다. 정리라고는 습관이 안들이고 살아 왔는데,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최근 몇 년간은 메모하는 습관이 생기고 지금도 상대방들은 모르게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들도 몇 개 가지고 있다. 또 법적인 문제로 소송을 걸릴 때를 대비해 서류나 자료들도 정리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가 한 말을 바로 다음날 바꾸면서 어제 말한 것과 틀리다고 하니까 "녹음한 거 있어?"라는 당당한(?) 모습을 보인 사람들도 기억한다. 일개 보통 사람인 자신도 이럴 정도로 이 사회는 법과 정의가 무너져 내린 사회가 되었다. 이것은 왜 이럴까요?그것은 우리 사회가 세상의 법과 정의와 원칙을 지키는 사람보다 거짓과 위헙을 행하는 자들이 흥하는 것을 계속 봐왔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면서 친일을 했던 자손들은 지금도 기득권층이 되어서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 가고 있다. 자기의 권력을 잡기 위해서 수많은 시민들을 학살했던 사람들은 '의리'를 지키며 한국의 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재력과 권력을 행사한다.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대학생들은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 자살했다며 시체가 되어서 돌아 왔다. 이런 것들이 50년간 지속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정의와 법을 지키라는 얘기를 어떻게 들릴 것 같은가? 비웃어야 하는게 정상아닌가?
그러니 그런 것을 보고 자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남이 속이면 너도 속이고, 남이 가지려고 하면 최소한 너도 남만큼은 가져가라고 가르치지...거기에 도덕은 "걸리지 않을 정도"라고 가르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가르쳐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바르게 사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을 사기칠 대상의 우선순위로 뽑아가는.. 이런 정의와 도덕이 무너진 사회에서 이것은 현실적인 교육이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기에자신이 바르지 못함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세상이 나를 속이는데, 내가 세상을 속이는 게 어떠냐는 논리와 걸려도 자기보다 더 심한 사람도 있는데 왜 자기만 잡냐고 재수없어서 걸렸다고 주장한다. 솔직히 얘기해서 그들의 논리가 100% 틀리다고 할 수 없는 것이 비극이다.
물론 이명박씨가 100% 절대악이라고 얘기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을 본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법을 지키며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알지 않는가?
정의가 바로서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정석대로 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바르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이명박씨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다른 후보들이 깨끗하고 바르다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명박 만큼 검증된 범죄자(공식적인 구속 및 기소사건기준)는 아니지 않은가?
대한민국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정석대로 해서 성공하는 사람, 바른 원리와 원칙대로 성공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나라가 바로서고 경제가 바로 서지 않겠는가? 부정과 부패로 거짓 경제 호황을 만든 한나라당이 1997년 IMF를 선물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것이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허황된 꿈일 수도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오늘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 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1963년 8월23일 워싱턴에서 '마틴 루터 킹'목사가 소리쳤던 연설문의 서두다. 그는 흑인들과 백인들이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꿈꾸었다. 당시의 세상 사람들은 그의 꿈을 믿지 않았다. 오늘날 그 꿈은 이루어졌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일은 미국의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꿈이 없이 사는 세상이 바로 세상의 끝이다.
세상의 악인이 승리하는 사회라고 믿으면 그것은 믿음대로 된다.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 그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반드시.

[김창균 yawara.egloos.com]

진심으로 살고 싶다.
진심으로 하는 게 촌스럽다고 해도 괜찮다. 바보취급도 아무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보다 내가 훨씬 더 즐겁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약간의 각오와 약간의 여유로 인생은 너무나도 즐겁다.
(플러스틱 해체학교中) 니혼바시 요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