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진태는 실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는 작가다. 1988년 『음악기행』에서 음악을 1990년『스커트 밑의 극장』에서 속옷을 1991년 한국적 히어로물인『대한민국 황대장』으로 공중파 방송까지 진출했고, 가면 히어로 『시민쾌걸』로 장기연재를, 병원물인 『왕십리 종합병원』까지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사용하며 그만의 풍자와 웃음으로 전체 작품의 세계관을 형성하며, 미국의 <마블월드>나 <DC월드>처럼 작품내 캐릭터들이 공유되는 <김진태 월드>라는 그만의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 내놓은 신작은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고전 사극물이다. 이 만화는 2007년 10월부터 편의점 대상으로 [2030코믹]이라는 형태로 판매된 만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2030코믹]은 미국 만화인 <수퍼맨>, <스파이더맨>처럼 에피소드 단위로 묶어져 판매되는(권당 1,500원) 올컬러 만화시리즈이다. 현재로서는 [2030코믹]에서 가장 성공작이라고 평가되는 만화가 바로 이 『사또 IN DA HAUS』다.

 때는 조선 후기, 해안가 어느 마을 학산골(이 책의 출판사인 학산문화사에서 따온...)에 서양 탐험선이 침몰되면서 귀족 로빈슨 크로스와 그의 노예 짐, 학자 오베르마스가 상륙한다. 먼 바다에서 조난을 당해 파도에 쓸려온 것. 말이 통하지 않는 조선인들과 대면한 서양인들은 우여곡절끝에 학산 현감, '사또 차철수'를 만나게 된다. 양인과 대면한 사또와 마을 주민들, 조선인과 서양인들의 엇갈린 소통이 자아내는 오해와, 김진태 월드 어디에선가 본듯한 캐릭터들이 옷을 갈아입고 등장한다. 양인과 조선인, 허구와 역사가 섞이면서 일어나는 김진태식 개그와 풍자는 매회 매회 웃음을 선사한다.

 개그만화를 그리면서도 작가의 만화는 단순히 가벼운 만화가 아니다. 웃기는 캐릭터들 속에는 진지한 주제의식과 소재에 대한  전문적인 자료조사를 한 노력이 묻어난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나오는 보너스 페이지에서 당시 조선의 역사와 사회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고, 이것을 단순한 지식이 아닌 웃음으로서 풀어내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 『사또 IN DA HAUS』역시 작가의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에 자연스럽게 사극이라는 소재를 녹여서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순간 순간 웃기는데, 주력하지 않고 긴 호흡속에 캐릭터들의 개성을 모두 살려내는 능력이야말로 그의 뛰어난 능력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보고서 추천하지 않는다면 유머감각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좋다. 이 만화는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책의 추천사에 있는 『누들누드』,『아색기가』,『천일야화』의 '양영순'작가의 글로 마무리 한다. "만화 아색기가, 멜랑꼴리, 트라우마, 츄리닝이 있을 수 있었던 건 김진태 작가님의 그간의 작품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또 인 다 하우스'는 대한민국 개그 만화의 원류, 절대지존 김진태 작가님께서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우린 정말 운이 좋아요."

그렇다 우린 정말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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