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서점에 어서오세요 Finish

일본에서도 에세이식의 만화가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지만, 한국에 소개되어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최근인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니노미야 토모코'의 『음주가무연구소』와 지금 소개하는 '와타나베 퐁'의 『도색서점에 어서 오세요(桃色書店へようこそ)』시리즈가 그런 책인데, 이런 만화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붐을 이뤘다가 요새는 시들한것 같은데, 좋은 작품들은 꾸준히 반응을 보이는 장르같습니다.

이 책의 필자이며 필명인 '와타나베 퐁'씨는 20대의 여성직장인으로 자신이 점장으로 있는 '하치도리당'이라는 AV용품을 취급하는 중고 서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관찰자의 시점에서 짧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 작품의 주요 내용입니다.
원래는 장기적으로 갈 생각이 없었던것 같은데, 반응이 있었는지 2권이 '피니쉬'라는 이름으로 나와서 전 2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후에도 CAPCOM의 비디오게임 「보물섬 Z-바르바로스의 비보」관련 만화도 그리면서 계속 만화활동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한국에 자신의 책이 발간된 것에 기뻐하기도 했다는군요.)
AV&성인용품점에 여자가 점장이라는 점이 특이한데, 원래 중고서점이었던 '하치도리당'이 사장의 경영방침이 바뀌면서 AV(어덜트 비디오)나 성인용품을 들여놓고 겸업을 하면서 기존에 있던 점장이나 다른 직원이 이직을 하게 되고 남아있던 아르바이트생이었던 작가가 점장이 되는 말하자면 고속 승진(?)이 된 것이죠. 일본에서도 이런 성인용품점에 점장이 여성이라는 점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카운터에서 손님들이 당황해하는 모습들이 에피소드에 나옵니다.

이 만화는 작가가 관찰자의 시점에서 '하치도리당'에 관련된 손님들과 아르바이트생, 사장과 점장, AV업계사람, 성인용품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줍니다. 제가 관심있게 지켜본 에피소드들은 그 중에서도 손님들과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들입니다. 중고서점을 정리해서 파는 노숙자들, 자신의 삶의 만족을 위해 기부하는 남자의 이중적 생활, 외로움이 가득했던 누나와 남동생,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들을 통해 일본 사회가 이런 서민내지 빈민들이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진지한 단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장과 친한 야쿠자 두목의 에피소드나 성인업계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만화특성상 야한 얘기나 장면이 많은데, 그런 장면에서는 책표지에 나와있는 고양이를 예로 드는 센스도 좋았고, 구석 구석에 작은 부분까지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넣어서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할때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물론 남들에게 권하기에는 조금 그렇긴 하지만...^^
책값이 좀 비싸다는 원성이 종종 있네요.

참고로 일본의 에세이 만화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이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면 참고가 될 것 같군요.
일본 코믹에세지 극장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