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이여 가을엔 사랑을 하자 - 허니와 클로버 1.
하구미X시노부(동류를 만났을때) - 허니와 클로버 2.
야마다X마야마(외사랑의 아픔) - 허니와 클로버 3.
리카X마야마(성공한 스토커) - 허니와 클로버 4.
야마다X노미야(기다려주는 사랑) - 허니와 클로버 5.
타케모토X하구미(좋은사람) - 허니와 클로버 6. 
허니와 클로버 연작 시리즈 후기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최악의 대사 3가지를 꼽으라면 이런것이 있다고 합니다.
1. 정말 고마워요
2.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3.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람으로 남아 주세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광식이가 이 말을 3콤보로 당하더군요...ㅠㅠ


마음씨는 착하지만, 이성과 맺어지지 않는 사람들을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허니와 클로버의 주인공격인 타케모토가 바로 그 좋은 사람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따스한 봄날 타케모토는 하구미를 처음 본 순간 크로켓을 건네며 진지한 눈빛으로 하구미를 바라보며 한눈에 반해버립니다.(그 후 몇분도 안되어 시노부도 반해버리긴 하지만..)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입니다.
"한눈에 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요? 어느 순간 확하고 느껴지는 것을 실제로 느끼신 분이라면 이런 감정을 쓰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한눈에 반하는 순간, 주위의 모든 사물은 흑백 또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 상대방의 모습만이 보입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2사람만의 결계가 쳐지는 듯한 느낌이 바로 한눈에 반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때부터 타케모토는 하구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하구미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만을 생각하게 된다고 하기 쉽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현재모습을 점검하며, 비교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이것이 이 허니와 클로버의 두 축인 청춘의 사랑과 자아 찾기를 연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케모토는 연애를 해 본 경험이 없기에 그저 하구미주변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돕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녀의 곁에서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타케모토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그저 그녀와 같이 있을 수 있다면...그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하구미에게 있어서 타케모토는 그냥 '좋은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천재성 때문에 일반인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대중들에게 둘러싸이면 긴장해서 스트레스를 받아 토하거나, 쓰러지는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타케모토는 슈지다음으로 편안하게 있어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케모토는 하구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볼 수 없었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천재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하구미를 채워줄 수 있는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타케모토가 아닌 슈지와 시노부뿐이었습니다.
타케모토는 하구미의 마음이 점점 시노부로 기우는 것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3권이후로 전세가 완전히 기울어집니다. 그리고 타케모토는 귀엽고 어리게만 보였던 하구미가 시노부가 미국에 갔을 때의 곧고 강하고 맑은 모습을 보면서 타케모토는 하구미와 시노부가 있는 세계가 자신이 들어갈 수 없는 세계임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들어갈 수 없는 세계를 경험해 보신 적이 있나요? 아니면 그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 적이 있나요? 제가 한창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받아 여성분들을 만났던 그때 정말 그분들은 좋은 분들이었지만, 웃으면서 데이트를 하면서도 제 자신 속에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저 사람은 저를 좋아하지만, 제가 있는 세계로 들어 올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마지막 소개팅 후 심한 몸살감기를 겪고 나서 저는 그것을 깨닫고 소개팅을 그만두게 됩니다. 하구미처럼 천재라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제 스스로 알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상처를 주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 이었지요. 참 피곤하긴 하지만, 이런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절 직접 보신 분이라면 제가 잘난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테니까, "훗 잘난 척이냐!"같은 오해는 하짐 말아 주시기를..^^)

타케모토는 졸업을 앞두고 취직이 되지 않는 상황에 하구미의 사랑이 자신에게 있지 않은 혼자만의 사랑이었음을 고민하며 결국 '자아 찾기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과 지금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됩니다.
아마 타케모토와 하구미가 맺어질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구미를 통해 타케모토는 어른으로서 한단계 성장을 할 것입니다. 그 성장에서 커다란 슬픔으로 눈물을 흘리게 될지라도 녀석은 스스로 자기 앞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글을 읽고 있는 많은 '좋은 사람'들에게 비록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당신이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만 남을 지라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다음이 있다면 좀 더 성장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니와 클로버를 보는 많은 이들이 가망이 없음에도 타케모토를 응원하는 것은 타케모토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모습에서 그와 같은 모습이었던 '나'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