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속의 사랑이야기
청춘들이여 가을엔 사랑을 하자 - 허니와 클로버 1.
하구미X시노부(동류를 만났을때) - 허니와 클로버 2.
야마다X마야마(외사랑의 아픔) - 허니와 클로버 3.
리카X마야마(성공한 스토커) - 허니와 클로버 4.
야마다X노미야(기다려주는 사랑) - 허니와 클로버 5.
타케모토X하구미(좋은사람) - 허니와 클로버 6. 
허니와 클로버 연작 시리즈 후기

일본어를 배우다 보니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おなじだ(같다) 라는 뜻입니다.
허니와 클로버의 사랑이야기에서 첫번째로 얘기할 상대는 하구미x시노부 의 사랑이야기입니다.


허니와 클로버에서 하구미를 좋아하는 타케모토와 시노부같은(하구미포함)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하면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타케모토가 하구미에게 사랑에 빠져버린 순간 얼마 안 있다가 시노부도 하구미를 한눈에 보고 반해 버립니다. 물론 사랑에 빠지는 형태가 시노부는 좀 유별나기는 했지만...

우리의 불쌍한 주인공 타케모토의 연적(이라고 하지만 상대가 안 되는...) 시노부는 단행본 8권까지 기준으로 인물들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내려놓지 않은 유일한 인물입니다. 아마 돈에 집착하는 이유, 자신의 형과의 관계, 지나치게 명랑한 성격과 사람들이 안보는 데서 진지해 지는 모습 등을 유추해보면 어두웠던 과거를 지니고 있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웃기거나 엉뚱한 성격의 소유자, 쇼맨십을 가진 분들 中에는 만나서 얘기해보면 무척이나 진지한 사람이었다거나, 그의 주변 환경이 그렇게 웃고 지낼만한 것이 아닌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밝은 모습의 사람은 그런 자신의 진지하거나 어두운 모습을 감추기 위한 방편으로 엉뚱하고 웃기는 모습으로 주위사람들을 위장할 때가 있습니다. 시노부가 그런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하구미와 시노부를 엮는 것은 둘 다 '미술적 재능을 가진 천재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서로가 동류라고 알아보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지요. 우리가 살다 보면 일반인들도 천재를 알아보는데, 천재들끼리 동류를 알아보는 것은 더 쉬운 일일 것입니다. 저도 전공이 그림 쪽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철저히 보통의 인간이라는 것을 실감한 것은 대학교때 였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름대로 그린다고 생각했던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수많은 천재들로 인해 좌절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림으로는 이 바닥에서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둘이 서로를 알아 봤을 때 이미 승부는 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시노부는 하구미를 좋아한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구미가 좋아했던 샌들을 필사적으로 찾아 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의 사랑을 계속합니다. 사실 시노부는 눈치가 가장 빠른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이 있을 때는 더 오버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야마다를 제일먼저 눈치챈 것도 시노부였죠)

하구미는 시노부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사랑인지 모르기 때문에 괴롭죠. 오히려 그 사랑을 눈치 챈 것은 타케모토와 하나모토 슈지 교수죠. 시노부와 단둘이 있으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게 되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벚꽃놀이에서 그것마저도 시노부의 어택으로 게임은 끝나버리죠. 타케모토 입장에서 보면 이미 Game over였던 셈입니다.(불쌍한 타케모토..!_!)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과연 이 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연인으로서 두 사람의 관계는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부분으로 인해 어찌 될지 장담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뭐 이래서 9권을 기다리는 것이지만, 어찌 되었든 이 둘의 사랑이야기를 얘기하다 보면 결국 동족끼리는 서로를 알아 본다 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로가 같기 때문에 쉽게 자신과 닮은 꼴을 알아 보고 반해 버립니다. 이런 사랑을 주위에서 보지 못하셨나요? 만화가 부부들 중에서도 이런 케이스가 몇 번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사생활이라 누구라고 공개는 못하겠군요. 어찌되었든 이런 케이스는 현실에서도 많이 있는 일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사랑은 이런 것이 아닙니까?

동류 커플끼리의 사랑이라면 역시나 척하면 척이라는 장점과 서로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시너지효과(상승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괴팍스러운 것까지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이들 커플에게는 '상대에 대한 배려' 라는 덕목이 서로에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연 하구미와 시노부 이 두 천재들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까지의 배려가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지만 말입니다.
그럼, 허니와 클로버의 첫번째 사랑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번에 두번째 사랑이야기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