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카페에 썼던 잡담글입니다만....내가 뭔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하면서 여기도 남겨봅니다.
의미없는 엑스틸 이미지 경고: 개인적인 너무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글입니다.
영화 NaNA를 보면서 온갖 잡생각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대학을 졸업할때 후배들에게 이런 비슷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내가 만화나 애니쪽에서 일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너희가 아는 인간 김창균은 죽은줄 알아라" 정말 애니메이션 회사 청소부라도 한다는 각오로 나왔던 일을 기억합니다.
저에게서 죽음이란 꿈을 잃어버리고 목표를 잃어버렸을 때 일 겁니다. 사실 요새도 잠깐 동안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현재있는 직장도 뭐 나름대로 이름도 있고 보수도 나쁘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만화와 애니메이션관련일이 들어 온 겁니다. 아시다시피 업계 자체가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안정적인 그런 직장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또 선택해 버렸습니다....!_! 어쩌면 회사일이 짜증나서 도망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자신이 이런 선택을 한건 바로 전직장에서의 경험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죽는다'라는 의미를 느꼈을 때죠. 단지 돈을 많이 준다는 얘기에 들어간 계약직 직장은 비정규직의 차별을 뼈속까지 느끼며 살아야 했습니다. (덕분에 비정규직문제에 대해 글을 쓸려고 하는 것이겠죠) 게다가 그 차별과 비인간적인 행위들에 단지 '돈'이라는 것에 무조건 참으로면서 살았습니다. 그땐 8시 출근 새벽 2~3시 퇴근이 일상화 되었고 그 일조차 제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자연히 만화나 애니와는 멀어지게 되고 저는 체력과 정신이 급격하게 저하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아! 내가 죽어가고 있구나!"라는 것을 실감하며 자신이 조금씩 죽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실업자의 길로 나섰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다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계약직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초일류 기업이라는 소리를 듣는 회사를 나온 사람을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그런데, 어머니가 이해해 주시더군요. 옆에서 제가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셨던 어머니는 저에게 아무런 훈계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전국일주 후 한달여가 지나서 경제적으로 조금씩 쪼들리기 시작할때 전직장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쪽에서는 선심쓰듯이 다시 와도 받아주겠다고 오라고 하더군요. 1초도 생각안하고 더이상 그 회사와는 인연이 없을것 같다는 말로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아는 분들의 도움으로 방송일을 하게 되고 그다지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의 직장도 들어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진 SPEC은 경력을 제외하고는 평균이하입니다. 일단 저는 2년재 대학을 나왔고, 그나마도 학점은 최저입니다. 게다가 토익같은 점수도 없습니다. 이젠 나이마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취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제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믿는게 있을까요? 두려운 것이 없는 것일까요? 믿는것도 하나님 두려운것도 하나님뿐이지만 말입니다...
제 나이라면 이제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결혼을 해서 남들처럼 집을 사고 남들처럼 애를 낳고 남들처럼 가정을 꾸미면서 살아야 합니다. 제 친구들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 그런 분들은 정말 훌륭한 능력자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솔직히 저는 그런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정말 철없고 단순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 뭐든지 OK~! 란 생각으로 이 나이껏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죽는다라는 의미를 깨닫으면서 더욱 더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해집니다. 이 철없는 녀석은 언제까지 이런 불안한 꿈을 꾸며 생활할지 모르지만, 저는 꿈을 꿀 수 있을때까지는 꾸고 싶군요.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을 감사하며 즐겁게 받아들이는 하루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언제나 철이 들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