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교육감, "초등학교부터 철저히 경쟁해야"
YTN 장아영 기자의 기사입니다.

경쟁 [競爭, competition]
한 군집 내에 같이 살고 있는 다른 종(種) 또는 같은 종 사이에서 자원이 부족할 때, 개체들이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것.
<브리태니커 백과>


뭐 교육감이 누가되는건 상관없는데, 저분의 말씀은 좀 많이 걸리네요.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초등학교부터 철저히 경쟁해야 한다" 라.....이것은 지금 대통령으로 계시는 분과 같은 사상을 가지고 누구나 무한히 경쟁해서 최고가 되라는 말씀인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얘기하는 경쟁을 어떤 분이 약수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 주시더군요.
어느 마을에 약수터가 있는데, 아침에 줄을 서서 한모금씩 마시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물을 빨리 먹기위해 새벽에 왔고 그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그사람보다 더 먼저 왔고 급기야는 그 약수터에 텐트를 치는 사람이 생기고, 아예 파이프를 끌어서 먹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약수터땅이 사유화되어 누군가가 사버려 혼자만 먹게 되었다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무한 경쟁의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경쟁이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흔히 페어플레이(fair play 정정당당한 승부)한 승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한경쟁은 서로 상대방이 가진 모든 것을 던져서 이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게 뭐가 문제냐구요? 저 위의 약수터의 예를 이번에 당선된 서울시 교육감의 얘기에 적용시켜보겠습니다.
서울시 학력 평가 테스트를 한다고 칩시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신들이 가진 모든 실력을 겨룹니다. 몇백만원짜리 과외선생을 수십명씩 둬서 훈련시켜도 된다는 것이죠. 똑같은 학습능력을 가진 아이가 있다고 하면 한명은 학교수업만으로 집에서 독학하고, 한명은 학원에서 하고, 한명은 그룹과외를 하고, 한명은 개인 가정교사가 모든 과목을 가르친다면, 그 다음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무한경쟁의 현실입니다.

사회에서도 그 좋다는 무한경쟁이 펼쳐집니다. 부모의 덕을 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무한 경쟁... 이 모든것이 양극화의 극을 보여주게 되는 상황이고 이것은 대한민국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좋은 2%에게는 너무나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서민들이 주거하는 임대형 아파트의 건축비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부세는 어떻습니까? 의료보험은요? 누군가를 위해 바뀌는 제도일까요? 이것이 무한경쟁의 실체이며 결과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2%가 아니기에, 이런 무한경쟁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는 보호를 받아야 하고,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은 그들에게는 정말 잔인한 말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입니다. 모두가 2%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 자원을 열심히 노력만 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은 버리십시오. 이미 그 룰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 룰이 자신들이 이기기 위한 룰로 만들어놓았으니까요.
무한경쟁이 어떤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PS: 적어도 강남,서초,송파의 부모들만큼은 자신의 계급을 제대로 인지하고 투철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을 다한다는 느낌이고, 나머지는 삶에 치여서인지 무관심인지 모르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계급의식이 모호한 상태인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