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을 조사하면서 초기 만화/애니메이션 향유 계층과 현재의 만화/애니메이션 향유 계층의 변화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한국형 오타쿠의 시대별 변화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초기 1세대 오타쿠는 분명히 부유계층이었습니다.

참고로 다시..

1세대 오타쿠
강남의 부유층의 자녀들이 접하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들 나름대로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당시 LD(레이저 디스크)로 돌던 미디어를 비디오로 복사해서 돌려보면 이 계층들은 오프라인 기반을 통해 PC통신상에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것이 그들끼리 돈을 모아 애니메이션 타이틀을 구매하는 이른바 'LD계'모임이죠. 이들이 입수할 수 있는 레이저 디스크가 고가였던 관계로 그들의 모임은 어느정도 생활수준이 되어야만 가능했고, 이 모임 역시 폐쇄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세대 오타쿠
이른바 명동 회현 지하상가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 세대들은 1세대 오타쿠가 복사한 비디오 테입고 여러 경로를 통해 복사되면서 영향을 받고 수요가 생기자 LD를 돈을 받고 비디오 테입에 복사해 주는 업종이 생기면서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쇄적인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 발언권을 얻게 되면서 커뮤니티는 이전보다 참여자수가 많아지게 됩니다.
필자는 이 시기에 속합니다.

==1,2세대 공히 마크로스와 메존일각, 오렌지 로드의 영향을 받은 세대입니다.==

3세대 오타쿠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고 영향을 받은 세대로 이때부터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들은 에반게리온으로 처음 애니메이션을 접했기 때문에 기존의 애니메이션적 지식들이 부족하여 PC통신 커뮤니티에서 기존의 1, 2세대 들과 충돌이 일어 납니다. 일부에서(..라지만 제가 먼저 시작한)'자칭 오타쿠'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마치 지금의 타입문 계열팬들의 문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하지만 그 후로 꾸준히 애니메이션적 지식을 얻은 세대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1,2세대는 구분이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리저리 뒤섞이게 된 세대죠.
당시 1,2세대들의 메인 맴버들은 그래도 좀 돈이 있는 축에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본 1세대 분들은 대부분 당시 강남 8학군내지는 여의도 방면분들이셨으니...뭐 일단 사적인 얘기는 넘어가서...

현재 만화나 애니메이션 계층의 문제는 '소비하지 않는다'라는 것인데, 이들이 소비를 안하는 것이 정말 돈이 없어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결국 이전에 부유한 세대가 즐기던 애니메이션/만화란 문화를 그보다는 부유하지 못한 세대가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은 많고 돈은 없는" 계층들이 많이 생기게 된 것이 그 요인이라고 추측중입니다. 이것은 데이타를 모아야 하는데 좀 난감하군요.

결론은 돈이 들지 않는 엔터테인먼트를 찾다가 만화/애니메이션으로 가게 된다는 이론인데.....이 가설은 어찌 증명해야 할지 난감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