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외교 딸 특채응모 자진취소 By 연합뉴스
유명환 장관 딸 외교부 근무 구설수 By 일요저널미디어

 오늘아침에 트위터를 보면서 참으로 놀라운 일을 접했습니다. 그 어렵다는 5급 공무원 특채에 1명을 뽑는 자리에 그 부처 장관의 딸이 당당히도 아니고 석연치않게 뽑혔다는 것과 몇시간 안가서 특채응모를 자진취소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을 때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소위 '빽'으로 이득을 취한 부끄러운 제 특채의 추억을 꺼내볼까합니다. 저는 힘없는 소시민으로 정치와는 상관없는 제 얘기니까 청와대에 찔러서 저를 사찰하지는 말아주세용~ (귀엽)

어린시절부터 싸움에 밀리면 자랑질을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런거죠. 뭐 이건 철없는 어린시절 이야기고....

출처 : 조석作 마음의 소리

실제로 한국의 '빽'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성인이 될 때쯤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왠만한 남자라면 누구나 그 '빽'의 존재를 알게되는 것이 바로 '군대'입니다. 제가 군대 신병교육대에 들어갔을 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제가 배정받은 사단은 놀랍게도 제가 너무나 눈에 익은 곳이었습니다. 직업군인이셨던 아버지는 당시 근무지에서 결혼해서 저도 어린시절 그곳에서 태어나서 살았었는데, 바로 그곳이 제가 군에 속한 사단이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사단에 아들이 들어간 것이었죠. 어머니는 제가 보충대에서 보낸 옷가지에 결정된 사단을 보시고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신교대생활을 하던 중에 조교가 우리 소대를 둘러모았습니다.
"너희 중에 부모님이나 친척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손들어~!"
동기 몇 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잠시 뒤에 조교와 면담을 하러 가더군요. 저는 당시로서는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나 친척이 높은 자리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내심 어머니와 편지로 주고받은 내용으로는 아버지 친구분들이 아직도 사단에 고위직에 계시니(장교가 아니라 하사관들은 부대에 계속 있지요) 아버지에게 말해 좋은 곳으로 보내라고 얘기하셨다고 해서 믿고 있었죠. 거기에 대해 양심의 꺼리낌을 못 받을 정도로 당시 저는 아무생각이 없었습니다.

 신병교육대가 끝나는 막바지 우리는 군대배정을 받게 됩니다. 당시 최고의 배정은 이곳 강원도 철원이 아니라 후방인 '경기도 미금'으로 빠지는 거였습니다. 최악은 당연히 수색대였죠^^  저는 "미금~ 미금~"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웃고 있었지만, 결과는 제2땅굴을 지키는 연대로 결정이 났습니다. "엇!" 그순간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된 걸까요?"일의 경위는 신교대 마지막날 부모님 면회때에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요청에 아버지가 당시 사단 인사과에 계셨던 동기분에게 전화를 하셨답니다. 아버지 동기분은 "니 아들이 왔다고 그럼 편한 미금으로 보내줄까?"라고 하셨던 아버지의 대답은 "고맙네 그래주게~"가 아니고 "전방으로 보내삐라~!(아버지는 경상도 분이십니다)"였답니다. ㅠㅠ 네, 진실은 그런거죠. 저는 그래서 특채로 전방으로 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신교대 면회때도 오셔서 사단의 동기분들 만나시느라 제 얼굴 한번 보시고 지역 부대 나들이를 하셨고.... 어머니는 제게 미안한 얼굴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제 흑채 특채의 추억은 끝났습니다.
 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 군대의 지원도 아버지가 한 것이었습니다. 전 당시 공군을 지원하려고 휴학하고 나름 쉬는 기간동안 알아뛰며 놀고 싶었는데, 저와는 아무상의 없이 아버지가 군대입영지원을 하셨다더군요. 제가 당시 무슨 사고 친것도 아니구요. 아버지에게 왜 그러셨냐고 하니까 "그냥 하셨다더군요...--"

 전방부대에 배치된 저는 신고식때 목소리가 좋다는 이유로 당시 신고식때 같이 있던 통신선임하사의 눈에 띄어 '교환병'으로 차출되어 나름 보병부대에서는 편하게 군생활을 마칩니다.
사람들이 유명환 장관의 따님은 유현선씨의 일에 분노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내가 힘들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어려운 것들을 단지 "좋은 부모"를 만났다는 것 하나만으로 쉽게 취하는 불공정한 사회에 '분노'하는 것이죠. 설사 유현선씨가 그정도의 실력이 있다고 하면 다른 부서 다른 곳에서 시험을 봐서 당당히 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요?

우리사회에 '빽'이 있어야만 출세한다는건 세상이 다 압니다.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하시면 사람들 열받죠. 걸리신 장관 따님분께서는 "다른 사람도 그러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고 억울하고 분하실 수 있겠지만, 설령 오해라 할지라도 피해야 할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뭐라고 하는 우리들도 저처럼 군대에서의 아버지 "빽"을 믿었듯이 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많이 크긴 하죠?) 실력이나 능력과 상관없이 단지 부모님의 '빽'을 믿고 뭔가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일로 제 옛날 이야기가 생각나서 몇자 적어 봤습니다.

천 한번 콕! 찍어 주시는 아름다운 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