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바람으로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빅뱅이 부르기도 하고 윤상같은 가수들이 컴백하고 최양락의 복귀가 왕의 귀환이 되는 문화계를 넘어서, 사회, 정치, 경제가 10년을 지난 20년전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 복고 리메이크 분위기에 편승할까 합니다. 2005년 11월부터 DMB방송 북채널에서 「류시현의 오마이러브 오마이북」의 고정패널로 '만화야 놀자'라는 코너를 6개월간 방송을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그 전에 주재국 님이 하던것을 넘겨받았죠^^) 만화속에 나오는 사랑이야기를 매주  진행하던 프로였는데, 테마를 정해 매주 두편의 작품을 소개했었습니다(월,화). 그때 썼던 방송용 원고를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다듬어 글을 올립니다. 그냥 묻히기에는 아까운 글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은 이걸 정리해서 책을 내 볼까 했습니다만... 힘들겠지요? 아무튼 보신 분들도 안보신 분들도 다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ove in Comic)

1. 슬픈 운명의 여왕들 -
아르미안의 네딸들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름 없는 작은 나라 아르미안-불행의 여왕 마하시바야가 세운 신앙과 이상의 왕국…
예지와 신비한 힘을 가진 레 마누 전사의 여왕이 다스려온 신지(神地)…
첫 번째의 운명은 왕관과 명예의 아픔… 두 번째의 운명은 고귀함과 슬픔과 사랑… 세 번째의 운명은 인내와 총명과 진실… 네 번째의 운명은 방랑과 파멸과 기적 속에서 그 의미를 찾으리라"
 옛 페르시아, 갈데아란 나라 근처의 작은 나라 아르미안은 '레 마누라'는 신비한 능력을 대대로 계승해오는 여왕이 다스리는 무속국가였다. 지금의 여왕에게는 네 명의 딸이 있었는데, 첫째 '레 마누아(계승자라는 뜻)' 둘째 '와스디 스와르다' 셋째 '아스파샤 페렐' 넷째 '레 샤르휘나'였다. 이 네 명의 딸들 중에서, 첫째인 '레 마누아'와, 넷째인 '레 샤르휘나'는 둘 다 여왕이 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에, 첫째 레마누아는 자신이 얻어야 하는 자리에 방해물이 되는 넷째를 경계한다.
 큰언니 '레마누'의 정치적인 책략에 휘말려, '레마누'를 죽이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아르미안에 추방당한 막내 '샤르휘나'는 '불새의 깃털'을 찾아 모국으로 되돌아오기 위한 고난의 여행을 시작한다. (처녀로서 불새의 깃털을 가져오면 면책특권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샤르휘나'는 모험 중에 바다의 여신 '라아나'의 아들 '미카엘'과, 그녀의 의붓오빠인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존재 '글라우커스' 등이 그녀와 함께하게 된다. 그녀에겐, 파멸의 신 '에일레스'가 그녀의 운명 상대로서 존재하고 있었으며, 또한 불새의 후계자로서 불새의 죽음과 함께 그 뜻을 이어줄 존재로서의 삶이 기다린, 원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특별한 운명을 살아가게 된다.
 그녀 주변의 많은 희생 속에서 불새를 만나 모험을 마친 그녀는 아르미안으로 되돌아가서, 죽어가던 첫째 언니 '레 마누아'의 대를 이어, 아르미안의 마지막 여왕으로서의 페르시아의 침략에 맞선 최후의 운명을 맞게 된다. 그리고 '샤르휘나'의 이야기 중에 '와스디'와 '아스파샤'의 이야기도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의 결과를 맞게 된다.

 리니지로도 유명한 여성 순정작가 신일숙 씨가 1985년부터 1995년까지 10년에 걸쳐 발표한 *전 14권(초판본은 29권) 만화로 주인공들인 가상의 나라 아르미안의 네 황녀들 - 레마누, 스와르다, 아스파샤, 샤르휘나-의 이야기를 고대 그리스, 구약 성경, 페르시아 왕국의 역사와 실존인물, 신들을 적절히 배치해서 재구성한 판타지 만화입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약칭 ‘A4’로 불리고 있으며, “운명이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언제나 의미를 가진다.” 라는 한국만화사에 명대사를 남긴 작품입니다.

1962년 경북 안동출생인 '신일숙'은 부산에서 동주여상을 졸업한 이후 차성진의 문하생을 거쳐 1984년 '라이언의 왕녀'로 만화계에 데뷔했습니다. 순정만화계의 계보는 '엄희자'나 '조원기'에서 '차성진'으로 이어졌으니 그 계보를 잇는 셈입니다. 신화에 근거를 둔 작가만의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세계에 바탕을 두고 창조하는 서사시풍 이야기의 치밀함은 A4같은 작품에서처럼 나타납니다.
 여담으로 한국 순정만화계의 그림체는 '신일숙'의 스승이기도 한 '차성진'까지는 동글 동글한 얼굴이었는데요, '신일숙씨'때부터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길쭉한 얼굴에 금발에 푸른 눈이나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10등신과 11등신 캐릭터가 한국에서는 이때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네 황녀의 운명은 아르미안에 전해지는 노래처럼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첫째인 '레 마누아'는, 정치적으로 대단한 수완을 가진 여성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모략과, 책략을 써서 드디어는 아르미안을 상당한 부강국으로 키우는 데 성공하는 듯하지만, 개인적인 아픔과, 그녀의 곁에 있던 많은 사람이 그녀의 책략에 의해 희생물이 된다. 그 희생 중에는 운명의 상대 페르시아 귀족 '리할', 그리고 둘째 딸이며,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의 사랑을 받아 4번째 황후로 받아들여진 '와스디 스와르다'가 있었고, 끝내는 그녀의 곁에 남았던 그녀를 사모하는 연하의 남자 '케네스'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배신하고 희생하면서 아르미안을 지키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저항했던 인물로 많은 독자로부터 기억되는 인물입니다.

 둘째 '와스디 스와르다'는 언니의 운명의 상대 '리할'에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가졌지만, 언니인 레 마누아에게 이용당하고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 크세스 황자의 네째 비가 되지만, 다른 남자를 사랑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황제에 의해 목숨을 잃고야 맙니다. 그녀는 죽을 때까지 그 상대가 '리할'이었다는 것을 밝히지 않은 채 죽습니다.  

 셋째인 '아스파샤'는 페르시아황후로 있는 언니 '스와르다'와 함께 페르시아에 갔다가, 자기 운명의 상대 '바헬'(실은 그리이스 아테네의 페리클레스)를 만나고, 강한 끌림을 느껴 노예임에도 그를 선택, 그를 위해 나라와 신분을 버리고 결혼에까지 이르지만, 그리스로 가던 도중 사고때문에 헤어지게 됩니다.
천신만고 끝에 '페리클레스'를 다시 만나지만, 사고로 말미암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에게 충격을 받고, 그에게서 떠납니다. 그러나 다시금 운명의 연결로 인하여, 유녀로 탈바꿈하여, 장군이 된 '페리클레스'의 앞에 나타나, 이번엔 한 여인으로서 그를 사로잡고, 끝내는 그의 반려자로서 평생을 그와 함께하게 됩니다.
 
 넷째인 '레 샤르휘나'는 신들이 장난으로 만든 파멸의 신 '에일레스와' 서로 운명을 움직이는 운명의 상대로의 사랑하며, '에일레스'는 불새가 되어 사라진 '샤르휘나'를 기다리며 기나긴 잠에 빠집니다.

참고자료 : 부천만화규장각, 아르미안의 네딸들 홈페이지(http://eilres.com.ne.kr/)
http://boku.com.ne.kr/malgunsaem/pensiv/ju_0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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