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입이 아파서 얘기하기 지치긴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처음도 아니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아주 아주
옛날에 썼던 글을 내놓고자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옛날상황에 비해 그렇게 바뀐게 없다는 겁니다. 남은건 이제
구조조정뿐인데요. 저는 몇년전부터 '세대 포기론'를 주장했습니다. 현재의 시장 자체를 포기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죽기직전의 만화시장 (대여점 위주의 오프라인 만화시장)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스캔본들 일본 소년점프번역본 빼고는, 우리나라 단행본 스캔하는 부류도 대여점에서 빌려서 하는 겁니다.
그
때 내린 결론이나 지금 내린 결론이나 동일합니다.(참 신기하죠?) 그런데 왜 아직까지 해결을 못했냐고하면, 그때는 아직은 살만했다는 거죠. 다시
얘기하면, 지금은 살만하지 못하니 서로의 공조체제가 적대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고, 지금 결론은 내지 못하면 사태는 점점
악화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일 겁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 솔직히 다시 쓸려다가 말 그대로 입이 아파서요.....
* 어떤 과정이든 언젠가는 만회시장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는 세상이 올것을 믿습니다.
이
글은 2001년08월17일 박모씨가 D모 사이트와의 대여점 논쟁때 보여준 오버행동을 보고 같이 오버해서 쓴 젊은 시절의
글입니다. 당시 감각을 살리기 위해 원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워낙 옛날 글이다보니, 2001년 당시를 현재시점으로 쓰고
있으니, 지금과 다른 부분이나 다른 정보에 대해서는 감안을 부탁드립니다.
나를 만화의 적으로 돌릴 거야? (만화계 불황에 대한 코멘트)
오랜만의 글입니다. 하도 세상이 뒤숭숭해서 글을 쓰던 중인데, 이건 그 글을
쓰기 전에 트릴로지 정도라고 생각하시고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97년부터 만화계를 보아오면서 나름대로 느끼고 얻은 정보를 토대로 쓴
글입니다만, 형식이 그다지 점잖지는 않습니다. 이 점을 양해를 부탁 드리고,
이로 인해 불쾌하실 분들은 먼저 'P'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정식적인 글이 올라오면-하지만..언제?-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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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계 불황 누가! 누가? 만들었나?
우선 누가 만화계 불황을 주도했는가 가 중요한데, 이건 뭐...모두 다!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1. 정부 - 97년 만화사태이후로 일반 서점에서는 만화책을 비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화책 비치했다고 경찰이 들이닥치는데, 누가 만화책을
들여놓는다고 하겠습니까? 이것은 2001년이 된 올해서야 교보문고나
영풍문고가 만화 코너를 신설할 정도였으니, 이때까지 일반인들이
정상적인 경로로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책을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죠.
결국 만화를 보고 싶은 독자들은 대여점으로 돌아서게 되 버리고..
결국 사서 보는 문화가 잠시 꽃피는 순간 정부의 개입으로 빌려보는
문화로 다시 돌아선 겁니다. 단지 만화방에서 대여점으로 장소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정부는 97년 청소년 보호법을 알리기 위해 이런 조작을 한 가능성이
큽니다. 일진회 사건도 조작설이라는 의견이 강합니다. 만화 사태를
일으켜서 청소년 보호법의 위치를 곤고히 하기 위한 계획이었던
거죠. 하여간 정부가 당시로는 잘 나가고 있던 시장에 개입하여
개판을 만든 것이 가장 큽니다.
여담이지만, 97년에는 그 외에도 통신 서비스 성인 정보 전면 금지,
메탈 음악인지 탄압 등...김영삼 말기 정권의 보수 세력의 표를 잡기
위한 '국민기강 바로잡기 운동'이 펼쳐진 시기였습니다. 당시 피해를
입은 것은 만화만이 아니었다 란 얘기죠. 이런 비슷한 운동은 가끔
정부와 검찰이 짝짝꿍해서 벌이는데, 2000년 말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나, 한번은 속아도 두번은 안 속는다고 97년에 비해 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눈치 빠른 검찰이 바로 조용히 수습하더군요
(하여간 머리 좋은 앨리트들이라니까..)
2. 출판사와 공장제 만화가들
97년 만화사태이후 일반적인 판매시장은 죽었지만, 대여점은 육성책에
힘입어 힘을 얻었습니다. 97년 이전에는 양 세력이 팽팽한 실력구도를
가졌지만, 정부가 하나는 때리고 하나는 키워줬으니, 힘의 균형은 무너져
내려 버린거죠.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국내 만화발행종수 및 부수현황을 보면
- 95년 13,314,540
- 96년 18,021,725
- 97년 23,605,460
- 98년 33,025,623 이라는전년도 비해 97년에서 98년의 발행 부수 증가의 성장률은 꾸준합니다. 아니 그전보다 폭발적인 성장이
된 것입니다. 판매시장은 줄었는데, 부수는 줄기는 커녕 꾸준히 늘었습
니다. 그것은 바로 대여점의'럭키짱'신화에서 비롯됩니다. 럭키짱이
97년 대여점을 상대로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하면서, 출판사와 만화가
들은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상관없이 대여점 시장을 위해 뛰어
듭니다. 이때 아선, 씨알을 비롯해 대본소 중심의 서점들이 대여점 체제로
바뀌어 책을 말 그대로 찍어 냅니다. 이를 보고 있던 메이져 출판사들은
메이져로서 시장의 흐름을 바르게 할 생각은 안하고 "니들만 버냐! 우리도
번다!"는 식으로 같이 흑탕물에 뛰어듭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서울 문화사는 '서울 미디어 랜드' 대원은 '대원 코믹스'등의 대여점 전문
메이커로 시장에 책을 뿌려댑니다. 물론 그것에 반대해야 할 만화가들 조차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저질 만화를 찍어 댑니다.
이때 나온 책들의 제목조차 막가나죠 "예측불허", "빵" , "다쳐" 등등...
대여점은 대여점대로 책을 주는 대로 다 받고..이런 상황이 2년이상
지속되면서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점점 저질의 만화를 외면하고, 이는
대여점에 가는 독자들마저 줄어들고 그로 인해 대여점도 줄어들고, 이로
인해 출판사는 출판 부수가 떨어지자 종수를 많이 내면서 찍어내는 부수를
떨어뜨립니다. 이로 인해 97년 이전 기본으로 몇만부씩 찍어내던 만화책들이 이제는 5천부만 팔아도 잘 팔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매니악한 만화책이 많이 나와서 좋다구요? 출판사가 매니악한 만화를 찍고
싶어서 찍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찍어낼 만화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새
나온 책들 한, 두달만 지나도 책 사기 힘듭니다. 왜냐구요? 대여점 정도만
나갈 이상은 찍어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외 작은 문제들
동네 서점들의 몰락(이건 편의점때문에 동네 구멍가게가 사라지는 것하고
비슷한 거니까...)
빅히트작의 부재(슬램덩크 이후 일본의 빅히트작이 없으니, 한국에 마땅한
히트작이 없는 한국은 자연히 영향을 입는다.)
그 외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물린 영향들
결론
자기 위신 세우려던 정부, 앞일 생각 안하고 마구잡이로 찍어 내던 출판사
이에 동조한 만화가들, 조용히 지켜보며 작은 이익을 보던 대여점 참으로
호흡이 잘 맞아서 서로 말아먹은 결과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건 이런 일을 한 장본인들은 자기가 잘못했다는 소리는
쏙 빼놓고 나머지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가 하고 싶은 한마디!
'만화의 적?' 웃기지 마십시오! 독자가 무슨 적입니까?
적은 바로 당신들 안에 있습니다.
해결책..?
일단은....현재로는 없습니다.
시장은 이제 좁아질대로 좁아져 더 이상 작아질 수도 없는 상태입
니다. 한마디로 망할 곳은 다 망했죠. 이대로라면 만화시장은
정체이며, 더 이상의 성장도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장 전체를
바꿔야 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만이 살 길이지만, 그것을 누가
해야 할까요? 지금은 누구도 밥그릇을 뺏기고 싶어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만화가들이나 출판사는 대여점이 나쁜놈이라고 합니다. 그럼
럭키짱이나 예측불허같은 대여점용 만화를 그리던 사람들은
만화가가 아니고, 누구란 말입니까? 지금까지는 잘 벌어먹다가
이제야 자기 밥그릇이 위태하니까, 대여점을 적으로 돌립니까?
대여점에 가는 독자를 적으로 돌립니까? 이에 대해 바른 소리 하며
대여점을 옹호하고 만화가들을 비판하면 만화의 적이 되는 겁니까?
그럼 저도 만화의 적이겠군요.
이 불황은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누가 하나 죽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가 자기의 잘못들을 인정하고 자신들은
괴롭겠지만 서로가 손해를 보면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단의 코멘트!
자세한 것은 시간이 나거든 쓰도록 합지요.
----마음만은 미소년인 창균이가----
이 글은 본인의 사심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100% 다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고 걸러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말이 워낙 가다듬어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