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맛집 기행은 필자가 부산국제영화제를 관람하며 3박 4일간 부산에 머물면서 경험했던 맛집들과 요리들을 소개하는 Series입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이므로 현지 분 중에 거부감이 드시더라도 부디 이해를 부탁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OPS 라는 곳입니다. OPS는 OPS 빵집이라 불리는 부산 시내의 최고의 베이커리로 통하는 곳이며, 남천구에 본점을 비롯해 부산 내 6개의 지점을 가진 곳입니다. " 자연으로부터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로마 신화 풍요의 여신인 OPS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뭐 일단 제가 가 본 곳은 해운대점과 카멜리아점이지만, 시식해 본 결과 두 곳의 맛의 차이가 없었으므로 全 지점이 맛의 차이는 없으리라는 전제하에 얘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종류는 순서대로 뽑자면 데니쉬페스트리, 케이크(조각 케이크류), 파운드 케이크, 만주 순이 되겠습니다. 시식을 했던 것도 이 종류대로 구입해서 먹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 빵들은 보통 빵들보다 조금 가격대가 높은 고급 빵들입니다. 서울에서 제가 먹어 본 것들이야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크라운 베이커리 정도가 있을 겁니다. 비교대상은 지점들을 가진 빵집들입니다. 더 고급 빵집들도 많습니다만, 그쪽은 제가 모르는 세계이므로 이걸로 비교대상을 하면...
첫째로 데니쉬페스트리(Danish Pastries) 과자빵류에 속하는 페스트리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빵으로 알려져 있는데, 낙농업이 발달한 덴마크에서 풍부한 버터를 빵과 함께 즐길 방법을 연구하다가 만들어진 형태가 데니쉬 페스트리라고 합니다. 현재는 많은 나라에서 즐겨 먹는 조리빵의 한 형태가 되었다. 여러 겹의 포갠생지로 만드는 빵 제법으로 다양한 성형방법과 장식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카스타드크림이나 단팥등의 충전물에 의한 변화, 반죽 성형 후의 과일이나 블루베리 등의 토핑물에 의한 변화, 구어낸 다음의 젤라틴이나 초코렛등의 코팅물에 의한 변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 들길 수 있는 변화무쌍한 빵이 데니쉬 페스트리입니다. OPS의 데니쉬페스트리는 제가 맛본 페스트리 중에 최고였습니다. 기본적인 식감과 더불어 같이 들어가는 재료도 신선한 과일과 견과류 주재료로 사용해서 만든 빵들은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블루베리, 치즈, 서양배, 플럼을 가미한 페스트리는 다른 어떤 곳에서 비해서 뛰어난 맛이었습니다. 같이 먹었던 분들도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OPS의 페스트리는 맛이 좋았습니다.
케이크류는 보통은 커피나 차와 함께 곁들여 먹는 치즈케이크같은 조각 케이크를 보면 아시겠지만, 달콤한 초코렛과 상큼한 과일, 부드러운 치즈를 가미한 케이크입니다.
케이크종류는 2종류입니다. 조각을 낼 수 있는 앙뜨르메 (entremet)는 프랑스말로 후식이라는 뜻입니다. 주요리뒤에 후식으로 나왔고, 그 후에 나오는 커피나 차와 함께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뭐 그렇게 심각하게 프랑스어를 할 필요없이 조각 케이크라고 불러도 그리 틀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일단 조각케이크들의 종류는 과일, 치즈, 초코 등의 기본에 충실하고 맛도 충실합니다. 최고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떨어진다고 말할 수도 없는 좋은 맛이었습니다.
싱글 케이크 조각케이크보다 더 예쁘고 기교가 더 들어간 케이크로 볼 수 있는데, 후식이나 간식으로 쓰이는 건 비슷하지요. 거기에 더하여 싱글이다보니 화려해야 합니다. (^^) 제가 맛본 종류는 초코렛류인 오페라와 과일을 쓴 오렌지 바바로아였는데 오페라는 특이하게도 초코렛 케이크 안에 바삭한 초코 크레커가 들어 있어서 부드럽고 바삭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렌지 바바로아의 경우 오렌지와 살구의 상큼한 맛이 예쁜 모양과 함께 좋았습니다. 슬픈 것은 서울로 가져오면서 모양들이 파손된 것입니다. 가게에서 택배를 운영하면서 케이크는 하지 않은 이유를 알겠더군요. 초코렛류는 완전히 녹아 버리는 슬픈 일이 벌어졌습니다. 혹시나 부산에서 서울 등지로 가져오실 분들은 아이스박스를 반드시 챙기시기 바랍니다.
파운드 케이크는 보통 케이크에 비해서 오랜 기간 놔둬도 맛이 변하지 않고 모양도 단단한 케이크인데, 달걀에 버터, 우유, 설탕, 밀가루 따위를 넣고 반죽하여 건포도나 호두 따위를 넣어 구운 케이크입니다. 재료를 1파운드씩 섞는다는 해서 파운드 케이크하는 이름이 붙었는데, OPS의 파운드 케이크는 뭐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은 기본적인 맛이었습니다. 솔직히 파운드 케이크는 그 맛의 차이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 맛의 비교기준을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나머지로 만주는 선물용으로 OPS에서 쿠키와 함께 세트로 나가는 종류인데, 다른 종류에 비해 보관이 쉽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만주는 밀가루, 메밀가루 또는 쌀가루로 만든 반죽에 앙금을 싸서 찌거나 구운 일본식 과자로 화과자와 함께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비교대상의 일본의 전통 만쥬들일텐데, OPS는 전통 만주뿐 아니라 치즈만주까지 다양한 만주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시면 치즈만주는 드셔보시기를 권합니다.
여기까지 부산 맛집인 OPS의 빵들의 개인적인 감상이었습니다. 이렇게 긴 감상문을 쓴 것은 저에게 OPS를 권하신 A모님이 안 쓰면 테러하시겠다고 해서 쓰는 겁니다. 부산에 가시면 꼭 한번 들리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부산 맛집 기행기를 마칩니다. 다음번에는 쌍둥이 돼지 국밥에 대해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