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되고 싶은 네이버, 네이버가 되고 싶은 네이트

블로그에 잘 안쓰는 IT이야기~
 원래 회사에서 하루종일 하는 일이 이쪽 일인데, 개인적인 블로그에서 까지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 싶어 직접적인 얘기들은 잘 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이 업계가 의외로 좁기 때문에 뭔가 업계를 비판하는 얘기가 있으면 일하다가 곤란한 일을 당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그냥 재미차원에서 하는 업계인의 잡담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히 들어주세요. 진지하게 들으시면 저도 미네르바처럼 체포되기는 싫어요 ㅠㅠ (요새는 킹오브 라이어가 왕으로 있는 신성주의 국가라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제 얘기도 원칙이 그렇다는 겁니다 ~ ^^

최근 '네이버(NAVER)개편'때문에 말들이 많습니다. 네이버는 메인을 바꾸기 전에 TV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인 새로운 기능인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 등을 홍보하며 12월 베타테스트와 함께 1월 새로운 메인 화면을 전체 이용자에게 서비스 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기존 포털의 레이아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개편된 네이버의 특징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크고 아름다운 검색창 : 이전에 광고나 다른 이미지에 쌓여있던 검색창이 확연히 돋보입니다.
2. 캐스트 기능(개인화 기능) : 기존의 똑같은 정보를 뿌려주지 않고 이용자들이 편집하는 기능
3. 로그인박스 : 왼쪽에 있던 로그인 박스가 오른쪽으로 옮기면서 크기도 커졌습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심플 앤 슬림(Simple&Slim)한 사이트를 지향하면서 포털의 가장 기본 기능인 검색기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페이지뷰가 높은 뉴스컨텐츠 마저 언론사 사이트로 돌려 버렸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이트라구요?
우리는 이미 이런 사이트를 알고 있습니다. 예 바로 '구글(Google)'입니다. 구글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의 기본에 충실한 사이트입니다. 열린 인터넷이라는 인터넷의 기본에 충실한 사이트가 구글인 것이죠.

몇년사이 네이버는 그동안 네이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자기 사이트의 컨텐츠 중심의 검색이 되는 '닫힌 인터넷'을 조금씩 개방했습니다. 제 블로그의 방문자 로그에서 검색 방문객 1위가 네이버인것은 1~2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네이버가 성공했던 방식인 "남의 것을 가져오는 것은 쉽게 네이버에서 가져가는 것은 어렵게(네것은 내것 내것도 내것)"라는 정책(대표적인 것이 스크랩기능)에서 '오픈 소스와 공개 소프트'를 제공하면서 네이버는 점점 오픈 사이트, 웹표준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액티브 액스들을 쓰는 주요기능들도 바꾸기 시작하겠지요. 인터넷의 본연인 '열린 바다'로 접어 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네이버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제는 열어놔도 우리가 1등이다!"라는 승리의 선언이 보입니다.  또한가지는 이제는 닫힌 인터넷의 한계에 왔다는 판단으로 자사의 컨텐츠를 공개를 통해 인터넷을 완전히 정복하겠다는 야심이 보입니다.
 물론 이런 열린 인터넷은 경쟁사이면서 1위자리를 내준 '다음(Daum)'이 이전부터 진행중인 정책이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결국 인터넷 포털의 대세는 인터넷의 본연에 충실한 검색기능 가능화와 열린 인터넷으로 가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2위의 다툼속에 3위 '네이트(NATE)'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네이트는 철저하게 네이버가 성공했었던 과거의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초창기 게임포털인 한게임과 합병을 하여 세를 불립니다. 그이후로도 뭔가 뜰만한 사이트나 기술을 카피하거나 흡수하면서 사이트의 몸집을 키워갑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지식검색'이 히트하면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네이트가 걸어온 길을 보겠습니다. 처음 네이트는 넷츠고, 싸이월드, 라이코스 코리아, 이글루스, 엠파스를 합병하더니, 현재는 넷마블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따라갈 수 없다면 사버리고 있습니다. 종합 포털로 출발한 네이트는 여러모로 경쟁사들에게 밀립니다. 그러자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를 합병합니다. 블로그가 안되자 이글루스를 사버립니다. 급기야는 검색엔진을 강화하고자 엠파스를 삼킵니다. 이제 남은건 게임포털! 그래서 넷마블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합병한 엠파스의 검색기능은 엠파스의 장점인 열린 검색이 아니라 계열사의 컨텐츠 중심으로 검색되는 '닫힌 인터넷'으로 바꿔 버립니다. (엠파스에서 검색하면 제일 먼저 미니홈피 카테고리가,  열린 게시판에는 싸이월드 광장이 먼저 나오죠.) 과거의 네이버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승자는 어떻게 될까요? 저의 개인적인 추측을 정리하면
1. 네이버가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2. 다음은 1위를 탈환할지 2위 자리를 빼앗길지도 아니면 그자리에 있을지 예측불허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트는 1등이 되지 못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앞에서도 언급한 수많은 인기 사이트를 합병하면서도 왜 1위를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기업자체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도전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잘 나가는 것을 따라하거나 (네이트온) 잘 나가는 사이트를 돈으로 집어 삼키는데만 주력했지, 그 얻은 것들을 어떻게 새롭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인색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인터넷의 트랜드보다는 대기업적 경영 마인드와 시스템에 충실했습니다. 1+1=2가 되어야 하는데 1+1=1이 되는 현상이 계속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최근에 가장 실망스러웠던 SK의 정책은 쇼핑몰 11번가를 키우기 위해 이용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싸이월드 마켓을 폐쇄한 것입니다.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 사용자에 의해 성장한 싸이월드 마켓은 단지 11번가를 밀어주기 위한 정책에 의해 사라져 버렸습니다. (폐쇄전까지 싸이월드 마켓은 랭킹 닷컴에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부분 3위였습니다. 1,2위는 옥션과 G마켓이었죠.) 11번가와 싸이월드 마켓을 합친 11번가는 여전히 3위입니다. 1+1=1 이 되는 SK의 법칙이 또다시 증명된 셈입니다. 그런면에서 네이버의 도전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상의 자리에서 자신이 성공했던 기본 방향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결정입니다. 바꾼 방향이 성공을 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지금 단기적으로는 다음에 유리할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걸 지켜보는 저는 두 사이트의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걸 쓰면서 이제 SK쪽일은 맡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SK관계자분들은 뭣 모르는 녀석이 이상한 얘기한다고 생각지 마시고, 이런 관점에서 SK를 보는 시각도 있다는 넓은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오해를 씻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저에게 오더를 넣어 주시면 대인의 칭호를 받으실 겁니다. ^^  하지만 외부에서 SK계열 사이트들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아보시고 이유를 파악하시는 것은 어떨까 의견을 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