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만화가 더 좋아? 혹시, 오타쿠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빠져 사는 매니아라는 계층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르는데요, 이번편에서는 오타쿠들의 사랑이야기를 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오타쿠라는 단어는 단정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이것이 오타쿠다!"라고 하기에도 논란이 많습니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의미로 쓰이는 오타쿠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시대의 오타쿠를 다루고 있는 현시연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만화소개> 일본의 만화잡지 애프터눈(アフタヌ-ン)에서 2002년부터 6월부터 2006년5월까지 총 50화로 마무리 된 연재만화로 국내에는 2006년 6월 현재 단행본 7권까지 나왔습니다. 이 만화의 제목은 현대시각문화연구회의 약자인데, 대학내 서클인 현시연에서 벌어지는 얘기들을 사사하라와 사키 등의 신입회원의 눈을 통해 진행하는 만화입니다. 일본사회의 특수한 계층인 오타쿠를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매니아들에게 자주 입에 오르고 있는 만화입니다. (자신들의 모습을 만화에서 직접 보는 느낌이 어떻겠습니까?)
<작가소개> 키오 시모쿠(木尾士目)는 1974년생으로 일본중앙(주오)대학 인문학부를 졸업했고, 만화가로는 일본 만화잡지 애프터눈의 사계상(四季賞)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일본 대학생들의 사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아지랑이 일기, 4년생, 5년생의 연작시리즈가 있고 이후 연재한 현시연이 가장 길게 연재한 만화입니다. 일본의 대학생활을 소재로, 젊은이의 사랑과 일상을 현실감 있게 그리는 재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시연에 등장하는 학교도 작가가 다녔던 학교를 그대로 배경으로 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현시연에는 이렇다할 주인공들이 없습니다. 매회 현시연 맴버들이 이야기를 하나씩 진행해 가기 때문에 현시연 맴버 전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사하라 켄지 1월 13일생, B형으로 대학 입학을 계기로 만화·애니메이션·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서클에 들어가는 것을 결심한 신입생입니다. 현시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오타쿠는 아니었는데요, 서클사람들의 전통적인 책략에 말려들어 현시연에 입회합니다. 현시연에서 보내는 동안, 서서히 오타쿠로서 변화해 갑니다. 사실상의 주인공중 하나입니다.
코사카 마코토 2월 2일생, B형으로 겉보기에는 오타쿠로 보이지 않는 미소년 연예인 수준의 얼굴과 패션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만화, 애니, 게임 모든 면에서 오타쿠인 남자입니다. 사키와는 소꿉친구로 현재 애인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카스카베 사키 7월 19일생, AB형으로 현시연 맴버지만 오타쿠는 아닙니다. 학교에서 멋진 모습의 코사카에게 첫눈에 반해, 어떻게든 코사카를 오타쿠로부터 손을 떼고 밝은 세상에서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에, 현시연에 가입하게 됩니다. 오타쿠를 싫어하며, 여성이면서도 터프한 성격으로 일반인의 모습에서 오타쿠의 모습을 바라보는 역할을 하는 주인공격의 캐릭터입니다. 코사카와는 어린시절부터 알고 있던 사이입니다. 말하자면 소꿉친구죠.
오노 카나코 7월 14일생, O형의 여성으로 미국 보스턴에 있다가 일본으로 온 귀국자녀로 2학기에 입학해, 현시연에 입회합니다. 코스플레이어이며, 커다란 키와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로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코스프레만 하면 성격이 활발하게 변합니다. 좋아하는 남자상이 중년 아저씨 캐릭터라는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다라메 하루노부 10월 25일생, O형으로 사사하라 등의 선배입니다. 현시연의 리더적 존재로 열혈형 오타쿠입니다. 동인지를 살 때는 가격을 보지 않는다거나 하는 등의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키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습니다.
다나카 소이치로 12월 22일생, AB형의 남자로 스스로 코스프레도 하면서, 촬영이나 의상 제작까지 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인형인 피겨와 프라모델 제작도 겸하는데요, 평소에 조용하다가도 코스프레와 프라모델의 이야기가 나오면 말이 많아지는 성격입니다. 후에 카나코와 사귀게 됩니다.
오기우에 치카 (에칭 오기칭) 만화연에서 사고를 치고 현시연에 들어온 신입생으로 오타쿠, 특히 여자 오타쿠들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동류...만화를 그리는데 재능을 사지고 있으며, 사사하라와 묘한 관계입니다.
그 외에 야한 만화를 그리는 쿠가야마 미츠노리, 이름, 연령, 모두 불명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장 등이 현시연의 맴버입니다. <줄거리>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 사사하라는 대학 입학을 계기로 그동안 좋아하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써클을 들기로 하고 학기초 서클들을 알아봅니다. 만화연구부, 애니연구부 등을 둘러보던 사사하라는 써클 안내지에서 현시연을 발견하고 써클룸을 찾아 갑니다. 선배들의 전통적인 덫에 걸려든 사사하라는 오타쿠 써클 현시연(현대 시각문화 연구회)에 가입하게 되고 그들과 같이 활동하면서 스스로도 오타쿠 문화에 젖어 들어가며 진짜 오타쿠의 길을 걷게 됩니다. 서클의 같은 신입생은 겉모습으로는 도저히 오타쿠를 상상할 수 없는 코사카와 그를 좋아해서 현시연을 싫어하면서 옆에 같이 있는 사키라는 여성이 있습니다. 현시연은 그 이름처럼 무언가 어중간한 서클로 특별히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 그런 서클입니다. 그런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사사하라와 사키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점점 현시연에 빠져듭니다. 신입생이 사사하라들이 들어오면서 초대 회장이 은퇴하고 현시연 열혈 오타쿠인 마다라메가 회장이 되어 코믹페스티발에서 동인지 수집 등의 활동을 벌입니다. 맴버중에 유일하게 흡연을 하는 사키의 실수로 화재가 나면서 한때 폐부 위기까지 가지만 맴버들의 노력으로 다시 살아나고, 그 이후, 마다라메는 취직 준비를 한다며 사사하라에게 회장직이 넘어오게 됩니다. 회장이 된 사사하라는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코믹 페스티발에 직접 그림을 그린 회지로 참가한다는 계획으로 맴버들을 모아서 회지판매에 성공하는 등 진정한 오타쿠가 됩니다
<사랑이야기> 현시연에는 공식적으로 두커플이 나옵니다. 우선 코사카와 사키 커플입니다. 사키는 패션감각과 가벼운 연애를 즐기는 전형적인 여대생이었는데, 학기초 멋진 미소년을 발견합니다. 알고 보니 그는 어린시절 친구였던 코사카였고, 거기에다가 훌륭한(?) 오타쿠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포기할 수 없을 정로도 오쿠사카가 좋아진 사키는 오타쿠 서클인 현시연에 같이 가입해서 언제나 코사카랑 같이 있고 싶어 합니다. 코사카는 사키와 사귀면서도 자신의 취미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죠. 사키를 자기 방에 두고 그녀가 유혹하는데도 흔들림 없이 게임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만 사키는 그런 코사카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이들 커플은 서로 다른 존재가 어떻게 사랑해 가는가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이들은 서로 이해하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른 커플로는 카나코와 다나카 커플인데요, 카나코는 아름다운 미모와 몸매에 좋은 성격을 겸비했지만, 애니나 만화의 캐릭터의 옷을 실제로 입는 것을 좋아하는코스플레어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직접 옷을 만들어주고 사진까지 찍어주는 다나카는 호감이 가는 인물이었는데요, 결정적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스타일은 배나 나오거나 대머리이거나 하는 중년이었는데, 그런 이미지에 아저씨같은 모습의 다나카가 끌렸던 것이고, 다나카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만든 옷을 입고 좋아하는 카나코의 모습에 호감이 갈 수 밖에 없었죠. 이렇듯 서로 상반된 커플과 취미를 공유하는 커플을 그리면서 작품에서 이 두커플을 비교하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사사하라와 오기우에 커플은 최종회에 이어지게 되는데, 아직 이들의 관계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논외로 하겠습니다.
<작품해설> 일본에서 만들어진 '오타쿠'라는 계층은 한국에서도 종종 쓰일 정도로 일반화 된 명칭이 되었는데요, 어떤 한 분야에 있어서 마니아의 수준을 넘어 전문가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주류라는 찬사와 함께 배타적 성향으로 인해 사회 부적응자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이런 오타쿠들 특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오타쿠를 집중적으로 다룬 만화가 현시연인데요, 전작 '4년생'이 대학 4학년의 비정함을 소재로 한 연애물이었다면, 현시연은 오타쿠의 세계를 소재로 한 연애물입니다. 메인은 바로 일반인과 오타쿠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작가가 실제로 학생시절에 있었던 서클이 현시연이라는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인물이나 에피소드 들은 모두 허구지만, 작품이 리얼한 이유는 작가가 실제 했던 배경과 작가의 경험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필자가 바라보는 한국의 오타쿠> 현시연中 코사카에 반한 사사하라의 동생 케이코와 사키의 대화 사키:역시 오타쿠가 되는 건 무리 아냐? 케이코:헉헉....어떻게 이놈들은 이렇게...이렇게.... 아냐. 될 거야! 난 소질이 있어! 틀림없어!! 사키: 현시연중에 누가 그러는데... 오타쿠는 되려는 되는 것이 아니라. 문득 정신이 들어보니 되어 있는 거래. 케이코:..... 사키: 그러니까 그만 둘 수도 없다더라고. 웃기지만 우리들한테 비극이지. 넌 오타쿠랑 사귄다는게 어떤 건지 몰라.
한국은 실질적으로 일본에서 정의하는 오타쿠는 없다고 봅니다. 다른 나라의 특성상 그 나라에 맞는 현지화가 되는데, 오타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본인이 나름대로 한국의 오타쿠 계층들을 세대별로 분리해 본 것이 있어 잠시 소개합니다.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구분)
1세대 오타쿠 강남의 부유층의 자녀들이 접하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들 나름대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당시 LD(레이저 디스크)로 돌던 미디어를 비디오로 복사해서 돌려보면 이 계층들은 PC통신상에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끼리 돈을 모아 애니메이션 타이틀을 구매하는 이른바 'LD계'모임이죠. 이들이 입수할 수 있는 레이저 디스크가 고가였던 관계로 그들의 모임은 어느정도 생활수준이 되어야만 가능했고, 이 모임 역시 폐쇄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세대 오타쿠 이른바 명동 회현 지하상가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 세대들은 1세대 오타쿠가 복사한 비디오 테입고 여러 경로를 통해 복사되면서 영향을 받고 수요가 생기자 LD를 돈을 받고 비디오 테입에 복사해 주는 업종이 생기면서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쇄적인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 발언권을 얻게 되면서 커뮤니티는 이전보다 참여자수가 많아지게 됩니다. 필자는 이 시기에 속합니다.
==1,2세대 공히 마크로스와 메존일각, 오렌지 로드의 영향을 받은 세대입니다.==
3세대 오타쿠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고 영향을 받은 세대로 이때부터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들은 에반게리온으로 처음 애니메이션을 접했기 때문에 기존의 애니메이션적 지식들이 부족하여 PC통신 커뮤니티에서 기존의 1, 2세대 들과 충돌이 일어 납니다. 일부에서(..라지만 제가 먼저 시작한)'자칭 오타쿠'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마치 지금의 타입문 계열팬들의 문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하지만 그 후로 꾸준히 애니메이션적 지식을 얻은 세대도 존재합니다.
이후....4세대로 분리해야 하느냐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4세대는 없습니다. 이후로 1화물 동영상을 대량으로 입수하게 되면서 자신들이 오타쿠라고 주장하는 세대들이 생기지만, 이들중 대부분은 실제로 애니메이션 관련 물품을 소비하고 있지 않습니다. 입으로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콘텐츠를 댓가를 지불하고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팬으로 불리하기에는 무리입니다. 지금은 그래서 1세대는 대부분 가정을 꾸민 성인들이 되어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분위기에 2, 3새대가 공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쎄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국 오타쿠 역사를 정리하면 재미있을까요?(별로 인기 없을 거라고 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