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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WaRa / 2019. 2. 13. 10:48 / 이전글/아직도 할 얘기있나?

해당 글은 제가 사는 동네에 혁신학교가 들어가면 애들 대학진학률이 떨어진다는 얘기에 쓴 글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렇다할 반론이나 수정할 내용이 없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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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고'얘기가 나오면서, 문득 든 질문입니다.

과연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부모'에게 좋은 교육 말고 '학생'에게 좋은 교육말입니다.

제가 결혼을 망설이면서 늦은 나이에 결혼한 이유는 제가 20여년간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든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사실 그 답이 나오고 나서야 결혼을 생각했었군요.
교회에서 청년부 후배들이 종종 조언을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학부모들도 같이 얘기를 하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저와 얘기를 하면서 아이교육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습니다. 이런건 책도 좋지만 실제 경험이 또 중요하니까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 교육이라는게 중요해서 제가 아이들 교육기준의 영향을 받았던 한가지 얘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테북과 테남얘기 아시나요? 서울 강남에서 테헤란로를 경계로 압구정동, 청담동, 삼성동 등이 포함된 ‘테북’과 대치동, 도곡동, 개포동 등이 속한 ‘테남’을 구분합니다.(제가 만들어낸거 아닙니다.)

그냥 보면 같은 강남처럼 보이지만 거기 사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태어났을때부터 압구정에 사시는 분과 얘기를 하면 이런 얘기를 하신다고 합니다. “일원동이 어디 강남이야. 압구정, 청담, 삼성, 이렇게 3개 동 아니면 옛날엔 강남이라고 안 했어요. 옛날에는 대치동, 도곡동도 강남이 아니었어요. 지금 봐도 그렇지. 테헤란로 넘어가면 번잡하고 정신없고… ”

그런데, 이 지역을 기반으로 자녀들의 교육방법이 다른것이 또 사실입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대표되는 초고가 주택단지가 속속 들어섰을 때 먼저 자리를 잡은 건 고위관료와 국회의원, 기업인 등이 들어왔던 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상징되는 테헤란로 남쪽은 의사, 법조인 등 전문직 종사자와 대기업 임직원들이었다. 대략 이런 흐름이 된 것이 2000년대 초반 대치동이 ‘사교육 1번지’로 명성을 얻을 즈음이 바로 이 시기입니다. 이분들의 차이를 살펴보고 나서 교육방법이 명확해 졌어요.

예시를 들면 명확해 집니다.
강남에서는 자녀가 ‘공부가 어렵다’고 하면 대치동 엄마는 ‘학원을 옮겨보자’고 하고, 압구정동 엄마는 ‘네가 유학 갈 때가 됐구나’ 한다는 합니다. 여러 비슷한 버전이 있지만 이게 원조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냐하면, 
‘테북’ 사람은 자녀의 인성,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억지로 사교육을 시키기보다 예술이나 경영 쪽으로 외국 유학을 보내고, 카페든 레스토랑이든 하고 싶다는 걸 차려주는 쪽이죠.(보통은 1층에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있는 빌딩을 주지요) 반면 ‘테남’ 사람은 명문대 진학을 제1 목표로 생각합니다. 요즘 사교육 과열의 주범으로 몰리는 ‘강남엄마’들은 다 ‘테남’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녀의 미래를 평생 책임질 만큼의 재력이 안 되기 때문에 자녀한테 ‘명문대’라는 훈장을 달아주고 자기 앞길을 스스로 개척하게 합니다. 사실은 개척이 아닙니다. 의사인 부모는 의사를 시키고 법조계 사람은 법조계를 가게 하죠. 자기가 아는 라인을 이용해서 엘리트코스로 가게하려는 것이죠. 그러니까 개척하는것 같지만 부모가 뒤에서 밀어주는 경우입니다.
재미있는게 그렇게 성공한 의사나 변호사가 되면 테북친구들이 있는 빌딩(대충 청담이나 강남구청사이)에 세를 들어갑니다.^^ 제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구요, 그 빌딩을 가진 제 친구가 제게 얘기해준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스카이캐슬이 대충 어디쯤일까요? 딱 '테남'이라고 보면 됩니다. 

기업 임원하는 제 고등학교 동창이 대치동으로 전세로 이사간다고해서 제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너 자식을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니?" 대학들어가는 것까지라고 하더라구요. 우리의 보통 사람은 어떨까요? 전 아이가 공부에 재능이 있으면 공부시키겠지만, 솔직히 '테북'은 커녕 '테남'만큼 해줄 능력이 없습니다. 저희 마님과 저는 다 예체능 출신이고 고 상업미술(디자인) 계통입니다. 돌연변이가 아닌 다음에야 그럴리가 없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건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Data가 나오고 상황파악되면 그 레드오션에 낄 수 없는데 확률없는 도박에 자식을 내 몰면 안되죠. 그 레드오션에서 열심히 하면 어디까지 가느냐? 김희애씨가 나온 드라마 있었죠? '밀애'라고 거기보면 딱 김희애씨가 얘기한 '우아한 머슴'까지가 한계치에요. 네, 부모능력이 안 받쳐주면 거기가 최선입니다. 제가 비관적으로 얘기하는 걸까요? 그게 현실입니다.

이젠 제 얘기를 하죠. 전 장위초등학교, 광O중학교, 인O공고, 인O대학까지만 나왔어요. 중3때 성적이 중상위정도 되었는데, 그때 생각했어요. "내가 고등학교가면 공부로 더 날고 뛰는 놈들이 있고, 대학가면 더하겠지? 공부로 경쟁은 안되겠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것(그림)이나 하자!" 당시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3번하고 저희 어머님이 우시면서 말렸어요. "공고가면 니 인생 망친다고!" 그때부터 전 고집이 있었어요. 그 이후 제 인생은 제 대학부터 선택을 제 스스로 하고 살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물려주신건 그거였어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 전 그래서 저희 부모님을 존경합니다.정말 재산은 없으셨지만, 그런 것을 배웠기때문에 자녀들이 다 알아서 자기 앞길 찾아서 잘 살고 있거든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집이 어려워서 부모님이 뭔가를 해줄 거라는 기대 1%도 안했어요. 그게 제가 잘살고 행복한 근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혁신학교때문에 잠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대학진학률 높은 학교를 원하시면 지역 고등학교 보내지 말고 자사고 보내시거나 아예 자퇴하고 기숙학원가는게 빠르지 않을까요? 그정도도 안되면 어느 고등학교를 가든 무슨 영향이 있을까 싶어요. 제가 말을 심하게 하나요? 그러시겠죠. 당신이 아이를 고등학교까지 안 보내서 모르는 소리 한다. 제가 학교 다닐때 어른들도 그랬어요. "니가 어려서 몰라서 그런다" 모르긴 뭘 몰라요? 어른되도 그분들이 틀렸더만~
아이를 위한 교육은 대학을 가기위한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가서 학점 잘 받는 애들이 어떤 애들인지 아세요? 제가 링크 드릴깨요 재미있으실 거에요.
서울대에서 학점 잘 받는 법

오늘 택시기사가 파업하더라구요. 덕분에 봉화산역에 빨리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가까운 시기에 없어질 직업이 택시기사에요. 이제 단순히 누군가가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계로 대체됩니다. 먼 훗날 얘기같죠?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가지 못한 세계에서 삽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자신감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나요? 어른들이 지혜가 있다고 하는건 농경사회때 얘기에요. 지금은 아이들이 더 지혜롭고 새로운 세상에 빨리 적응합니다.

혁신고 한다고 아이가 대학에 못 들어가면 그건 학교문제일까요?
혁신고냐 아니고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자기 아이가 잘 나면 혁신고가 아니라 어디에서도 빛을 보이고 성공합니다.애들 담배피는거요? 전 공고 졸업했어도 지금까지도 술 담배 안해요. 그게 나한테 좋을거 없다는걸 스스로 판단할 능력을 가르치면 되는 겁니다. 구름위를 걷는 소리 같으시죠? 남의 자녀교육가지고 뭐라고 하면 월권이니까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의 미래는 부모에게도 권리가 없어요. 그 아이의 것입니다. '테북'분들처럼 평생 뒤바주실 수 있으시면 인정!

제 교육얘기하죠. 전 제 아이에게 줄것이 사랑과 판단력입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자존감을 가지고 판단력을 가진 아이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제 평생 아이에게 그정도만 해줄 수 있으면 좋은 부모로서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게 제 교육목표입니다.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죠.
남의 자식 키우는건 뭐라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주일학교에서 20년 가르치면서 깨닫은 것은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겁니다. 다 누구한테 배웠겠습니까? 자기도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다면 다시한번 참고해 보시는건 어떻습니까? 언제나 전 강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위한 자료를 드리고 여러분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책임도 온전히 여러분의 것입니다.

아주 옛날 탈무드에 나온 말로 끝맺습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


* 제 글로 인해 불편하실 분들이 계실것을 알고 있습니다.(요새 말로 "뼈를 때린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YaWaRa / 2006. 6. 15. 10:19 / 이전글/아직도 할 얘기있나?
최근 아는 지인분의 글이 이오공감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이오공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알았습니다. "이글루스에 이런 내용도 있구나...!" 라고..
저는 어디까지나, 마이너 블로거고 남들이 어떻게 가든 제 페이스대로 가는 사람이라 몰랐는데,
이오공감에 올라갈 만한 글이 이런게 있지 않나 해서 예전에 썼던 글을 올려 봅니다.

오해가 없으면 하는게 이오공감에 올라가기를 바라는게 아니고 이런 글이 이오공감의 성격에 맞는
글이 아닐까라는 성향에 대해 생각나서 올리는 글입니다.
제 블로그가 유명해지기를 바래서 이런다는(그런다고 이런식의 운영으로 인기 블로그가 될 일도 없습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여기보다 애니메이트가 더 소중합니다.

당연히 원문의 출처는 애니메이트 의 제 글입니다.
구 애니메이트 맴버들도 이름을 들으면 아시던 그 연재작의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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